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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불편한 편의점' -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이야기

by 시네크론 2024. 7. 17.

 

 

 

 부담 없는, 그러나 마음을 울리는 소설

 머리가 복잡한 요즘, 어려운 책은 피하고 싶었습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소설책을 찾다가 만나게 된 책, '불편한 편의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히는 매력을 지녔습니다. 극적인 드라마틱한 전개는 없지만, 담담하게 써 내려간 글들이 편지를 읽듯이 스며듭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내 말 이해했어?'라고 묻는 대신 '그래. 그랬던 거야.'라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전합니다. 쉬운 어휘와 직관적인 문장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문득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을 충족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1. 줄거리와 등장인물

 '불편한 편의점'은 그 이름처럼 부족한 점이 많은 곳입니다. 원하는 과자나 맥주도 없고, 다른 편의점에서 파는 맛있는 도시락도 없지만, 이곳에는 특별한 '산해진미 도시락'이 있습니다. 이 소설의 중심 인물은 독고입니다. 노숙자였던 그는 덩치도 크고 말투도 어눌하며, 말도 행동도 느리지만 묵묵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편의점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다가갑니다. 편의점 사장님 염 여사는 중요한 물건이 든 파우치를 찾아준 독고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그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며 마음을 열기까지 기다립니다. 독고는 감사의 마음으로 편의점 주변을 청소하며 자신만의 보답을 합니다. 염 여사는 독고에게 야간 아르바이트를 권하며, 그가 새로운 삶을 시작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독고는 쪽방을 얻고, 목욕을 하고, 새로운 옷을 입으며 노숙자가 아닌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되어갑니다. 그는 편의점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에 작은 변화와 위로를 제공합니다.

 

2.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불편한 편의점'은 독고의 시점이 아닌, 편의점을 찾는 손님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타인의 삶을 잘 모르는 우리는 저마다의 시선으로 독고를 바라보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독고는 그들에게 진심 어린 말로 위로와 희망을 전합니다. 이는 독고가 알코올성 치매로 인해 말을 어눌하게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말을 신중히 듣고 필요한 말만 할 수밖에 없었던 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책은 우리에게 진정한 위로가 대단한 것이 아니며, 그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독고는 편의점 오전 아르바이트생 선숙의 푸념을 듣고, 그녀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합니다. 이는 선숙이 아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3. 따뜻한 위로와 용기

 독고는 편의점에 오는 손님들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위로를 제공합니다. 이는 작은 돌멩이가 잔잔한 호수에 파동을 일으키듯,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독고는 자신이 잃어버렸던 삶을 다시 찾기 위해 용기를 내고, 그의 곁에는 언제나 그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족과의 관계,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진심 어린 위로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우리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삭막한 세상이 조금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요? '불편한 편의점'은 사람 냄새 나는 따뜻한 이야기로,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와 용기를 전해줍니다.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지만, 그 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추천합니다.